산에오르다 -
제주 올레를 시작으로 전국에 둘레길 걷기 열풍이 식고 있다.
걷기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연의 품에 안기는 느낌이 든다.
걸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바쁘게 살아온 나에게 수고했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했다.
"꼭 하고 싶은 거 있어요?"
떠나는 사람만 만날 수 있다 꿈속에서 어렴풋이 본 듯한 짙푸른 숲길을.가을 햇살에 물든 따뜻한 돌담길을.걷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견뎌 왔는지, 무엇을 꿈꿔 왔는지를.
걷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뤄진 낯선 만남이지만 걷기의 어색함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보조를 맞춰 천천히 걸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이야기도 많이 한다.두 나그네가 최남단 전망대에서 송호해변까지 20여 분 가볍게 걷는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의 맨 끝 마을길, 송호도.직선 해변도 있는데 이 커브길은 궁금해서 계속 간다고 한다.
'이번 여행을 위해 단톡방을 만든다면 방 이름을 뭘로 할까?"
세파랑! 세진이 형 새랑 남파랑길 파란..."
세파랑이었으면 좋겠다고 박칼린 씨가 제안한다.걸으면서 더 좋은 이름을 생각해 보자고 하고, 또 걷는다.푸른 바다곡선 소나무 장미 새파랑 송호해변길에 다시 오면 생각나겠지.세진이 가장 좋아하는 남파랑길 90코스 등산, 남도의 금강산, 달마산으로 이동한다.
달마산은 해발 489m로 전남 해남군 송지면과 북평면에 걸쳐 있어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린다.온 산이 규암으로 뒤덮인 웅장한 바위산이다.도솔암까지 가는 길은 최단 800m다.
도솔암 가는 길은 산을 잘 오르는 세진이 함께 걷고자 했던 길이다.
세진이 선택한 달마산은 바위를 좋아하는 모과 선물 같은 곳이라고 한다.땅끝에서 만나는 하늘끝이라는 말도 참 좋다.남해를 굽어보며 바위구간을 걷는 놀라운 산길, 그들의 목적지는 1천8백여 장의 기와를 손으로 날랐다는 암자 도솔암이다.도솔암 하늘길은 달마옛길, 즉 달마산의 주릉선을 따라 난 길이다.
벼랑에 숨어 있다는 암자에서 무엇을 보고 그토록 많은 사람이 발길을 재촉할까.걸을수록 궁금증이 커져 간다.
박칼린이 물었다.
세진은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산이 좋기 때문에 오른다고 했다."무슨 힘든 순간에 이렇게 바람이 불어오면 이 산이 나를 용서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을 어떻게 오르느냐보다 어떻게 머무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몸이 산을 원하고, 길을 원하고, 거기서 에너지 충전을 받고 있다고 했다.
드디어 도솔암에 도착했다.10평 남짓한 벼랑에 세워진 4평짜리 법당은 정유재란 때 불탄 뒤 500여년간 방치됐다가 2002년 법정 스님이 지으면서 다시 암자가 된 기도처다.
바람막이 팽이버섯 한 그루와 새색시 같은 작은 암자가 안겨주는 아담한 반전.
절벽의 바위산 중 암자인 도솔암으로 가는 길이 정말 인상 깊었다고 두 사람은 소감을 밝혔다.
▶▶이 방송도 추천합니다!박세린 오세진의 해남에서 강진, 남파랑길 4부 새들의 길을 따라 걷다